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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의 사상으로 탄생한 어린이날과 우리에게 주는 교훈

by twinmommygo 2025. 7. 1.

방정환선생

어린이날은 단순한 공휴일을 넘어 아이들의 권리와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날을 단순한 ‘선물의 날’로 인식하지만, 그 배경에는 아동 인권 운동의 선구자 방정환 선생의 철학과 실천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방정환의 사상으로 탄생한 어린이날의 역사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방정환의 삶과 사상

방정환 선생은 1899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의 억압된 사회 속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사회개혁 운동을 시작한 인물입니다. 그는 '어린이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생각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소파'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문필가, 기자, 사회운동가로 활약한 그는 단순히 글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아동 권리 개선을 위한 실천적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가장 먼저 ‘어린이’라는 말의 사용을 시도했습니다. 이전까지 ‘아이’ 또는 ‘애들’처럼 하대하는 표현이 일반적이었지만, 그는 ‘사랑과 존중’을 담은 호칭으로 ‘어린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널리 사용했습니다. 이 용어는 단순한 단어 변화가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었습니다. 그는 아동용 잡지 《어린이》를 창간하여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동화와 동시, 글을 통해 어린이들이 생각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했습니다. 또한 위생, 교육, 인권에 대한 기사를 싣고 부모나 교사들이 어린이를 하나의 주체로서 바라보도록 유도했습니다. 방정환은 어른들이 어린이를 가르치고 통제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배우고 존중해야 할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그가 남긴 사회적 영향력은 한국 현대 교육의 기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날의 탄생과 역사

어린이날의 기원은 1923년 5월 1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날, 방정환을 포함한 ‘색동회’라는 아동 운동 단체가 주최한 첫 공식 어린이날 행사가 경성(지금의 서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아동의 인권과 행복을 주장하는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습니다. 행사에서는 동화 낭독, 인형극, 아동 공연 등이 이루어졌고, 당시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드문 기회였습니다. 당시 조선 사회는 유교적 위계가 강했으며, 일제강점기의 억압 속에 아동은 물론 민족 전체가 통제받는 시대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를 위한 날을 만든다는 것은 곧 식민지 통치에 맞서는 문화적 저항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날은 그리 순탄하게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1930년대 중반, 일제가 민족운동 단체들을 탄압하면서 색동회 역시 해산되었고, 어린이날 행사도 금지되었습니다. 방정환은 1931년에 요절하였고, 그의 사후 한동안 어린이날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해방 이후, 1946년에 다시 어린이날을 제정하면서 부활하였고, 1960년대에는 날짜를 5월 5일로 확정했습니다. 1975년에는 정부에 의해 공식적인 공휴일로 지정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린이날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민족적 고통 속에서 시작된 어린이 해방 운동이었으며, 사회적 인식 전환을 이끌어낸 역사적 성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에 주는 교훈

오늘날 어린이날은 많은 사람들이 가족 나들이를 하거나, 아이에게 선물을 주며 기념하는 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가족 중심의 문화도 의미 있지만, 어린이날의 본질적인 의미는 '어린이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있습니다. 방정환 선생이 강조한 것은 단순한 애정이 아닌, 어린이에 대한 ‘존중’입니다. 그는 어린이를 ‘미래의 어른’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하나의 인격체’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현재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필요한 시각입니다. 특히 현대사회는 교육 경쟁, 디지털 중독, 정서적 고립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아이들의 삶이 점점 더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는 물론, 사회 전체가 어린이의 소리 없는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단지 하루의 기념일이 아닌, 정책과 제도로 이어지는 ‘아동 권리 중심 사회’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아동 인권 조례, 아동 참여 예산제 등도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실질적 실행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한 빈곤, 이주, 장애 등의 조건 속에서 차별받는 아동도 많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 사회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어린이날’을 만들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며, 방정환의 정신을 단순히 기념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계승해야 할 때입니다.

어린이날은 단지 과거의 기념일이 아닙니다. 방정환 선생의 철학과 실천을 되새기며, 어린이를 존중하는 문화와 제도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담긴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진정한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