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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명의 어린시절 호기심에서 시작된 나비연구로 남긴 유산

by twinmommygo 2025. 6. 29.

석주명은 한국 곤충학의 기반을 다진 인물로, 일제강점기라는 어려운 시기에도 과학적 집념과 민족적 의식을 결합한 연구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는 단순한 곤충 수집가가 아닌 학문적 체계를 세운 연구자였으며, 특히 나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연구 방식, 일화, 유산 모두에서 시대를 앞섰습니다. 석주명의 어린 시절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구 철학은 단순한 생물 분류를 넘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데까지 확장되었으며,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일화

석주명은 다양한 일화를 남겼습니다. 대표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은 어린 시절 한여름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에도 산으로 올라가 나비를 찾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이런 날에만 출현하는 종이 있다”라고 말하며 비에 흠뻑 젖은 채로 관찰을 계속했는데, 실제로 희귀한 종을 그날 채집했다고 합니다. 또 한 번은 일본 학자가 귀한 나비 표본을 요구했을 때, 석주명은 단호하게 일부 표본을 제외한 채 응답하며 학문적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그는 단순히 연구 결과를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연구가 조선 사람의 시각과 철학에서 비롯되었음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그의 일화들은 당시 조선 지식인이 어떻게 식민지 체제에서 민족 정체성을 지키며 학문을 이어갔는지를 보여줍니다. 주변에서는 “나비에 미친 사람”이라고 불렸지만, 그는 그런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친구와 동료, 심지어 가족들마저도 그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워했으나, 석주명은 “자연을 안다는 건 사람을 아는 것이다”라는 철학으로 모든 연구에 임했습니다. 그는 연구의 성과보다도 연구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조선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여겼고, 그런 태도가 많은 일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일화는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닌, 조선 지식인의 자존심이자 학문적 독립을 상징하는 역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나비 연구방식

석주명의 연구는 철저한 관찰과 기록, 그리고 실증에 기반을 둔 과학적 접근이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나비를 채집하고 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비의 서식지, 계절별 특징, 행동 패턴까지도 아주 세밀하게 기록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종이 어느 지역에서 어느 시기에 나타나는지, 습한 날과 맑은 날의 활동성 차이는 어떤지를 꼼꼼히 비교하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차이를 통해 나비의 생태에 대한 패턴을 정리하려는 그의 시도는 굉장히 체계적이었고,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학문적인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자신만의 분류 기준을 만들어가며, 일본식 체계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조선의 자연은 조선인의 눈으로 관찰하고 해석해야 한다는 철학이 그의 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고 있었고, 『조선 나비류』라는 책에서는 그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 책은 단순한 곤충 도감이 아니라, 자연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한국적 과학 사고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석주명은 나비를 발견하자마자 채집하지 않고 며칠간 같은 장소에 머물면서 생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기록했는데, 이 연구 방식은 지금의 생태학 기법과도 일치합니다. ‘현장 중심, 반복 관찰, 기록 기반’이라는 과학의 기본 정신을 철저하게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과학 기자재나 실험 도구가 충분하지 않았는데도, 그는 손으로 직접 그린 지도와 정밀한 채집 일지를 만들어가며 연구를 이어갔습니다. 이런 정성과 노력이 바로 그가 얼마나 철저하고 성실한 학문적 태도를 지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러한 그의 방식은 이후 세대의 연구자들에게도 ‘연구의 기본기는 무엇인가’라는 본보기를 남긴, 아주 귀중한 유산이 되었습니다.

후손에 남긴 현재유산

석주명이 남긴 유산은 단지 학문적 성과에만 국한되지 않고, 오늘날 자연교육, 생태보전, 시민과학 등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 저서 『조선 나비류』는 현재도 연구자들에게 필수적인 참고 자료이며, 특히 한국 고유 나비 종에 대한 분류와 생태 기록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인용됩니다. 그는 일일이 손으로 채집지도와 메모를 작성했으며, 이 자료들은 지금도 국립과학관이나 생물다양성센터 등에 소중한 아카이브로 보관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의 관찰법은 오늘날 시민과학 프로그램과 유사합니다. 시민이 직접 자연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생태 연구에 기여하는 방식은 석주명이 강조했던 ‘현장 중심 관찰’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일부 지역에서는 석주명의 이름을 딴 생태공원이나 나비 관찰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계에서는 그의 연구 방식과 기록법을 바탕으로 생물 관찰 수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 석주명의 철학은 과학과 철학,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는 단지 나비를 연구한 것이 아니라,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 자체를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이러한 철학과 접근은 기후위기, 생태감수성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현대 사회에서도 유효하며, 그가 남긴 유산은 세월을 넘어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석주명은 자연과 민족, 학문을 연결한 진정한 지성인이었습니다. 그의 연구방식은 철저하고 과학적이었으며, 일화들은 인간적인 고뇌와 열정을 보여줍니다. 그가 남긴 유산은 지금도 살아 숨 쉬며, 우리에게 자연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이제 우리도 일상의 자연 속에서 작은 호기심을 품고 석주명의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해 보는 건 어떨까요?